김철주 생보협회장 “제3보험 경쟁력 강화” 천명…성장 둔화 타개 돌파구 모색
손보업계, 과당경쟁 속 시장 잠식 우려…“소비자 선택 확대·가격 인하” 목소리도

생명보험사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이 3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각 사
사진=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뉴스워치= 박현 기자]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고심 중인 생명보험업계가 ‘제3보험’ 영역 진출을 적극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손해보험업계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머지않아 관련 상품과 서비스가 연이어 나오게 되면, 양 업계의 시장 쟁탈전은 한층 가시화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지난 19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간담회에서 ‘제3보험 경쟁력 강화’를 주요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생보업계가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를 강조한 것이다. 앞서 김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도 새 먹거리 창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3보험이란 기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두 가지 특성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상해·질병·간병 보험을 가리킨다. 지금까지 주요 손보사들이 점유율 70% 이상으로 시장을 주도해온 가운데 연평균 7%대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수입보험료는 17조7000억원으로, 국내 전체 보험시장 내 비중은 25.1%에 달한다.

이번 김 회장의 행보는 제3보험을 생보업계의 본격적인 돌파구로 삼기 위한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의 성장 둔화를 딛고 재도약을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손보업계가 사실상 장악하다시피한 제3보험 진출을 한층 확대함으로써 업권 간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동안 생보업계는 저출산·고령화 기조가 심화되며 신규 고객 유입에 어려움을 겪어온 데다 주 수익원이었던 종신보험이나 저축성 보험에 대한 고객층 선호도도 하락하고 있음을 체감하던 터였다. 이제는 기존 상품 포트폴리오에 두드러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는 표먼적으로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적잖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제3보험 영역에서 경쟁 우위에 서 있지만, 생보업계가 적극적으로 진입을 확대할 경우 일정부분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향후 제3보험을 둘러싼 양 업계의 경쟁이 과열되며 시장 전반이 혼탁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경쟁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이 더욱 넓어지고 해당 보험상품의 가격 인하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생보업계가 손보업계에 비해 제3보험 관련 인프라나 자료 등이 아직은 부족한 만큼, 우선은 강점을 가질 수 있는 건강관리, 질병예방, 치매·요양 분야 등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의 제3보험 진입 확대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사안”이라며 “관련 상품의 고객 맞춤형, 또는 차별화 구현 여부가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현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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