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워치= 칼럼] ‘날씨 좋은 4월에 갑자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날씨가 좋아서 아니 외출이나 해볼까 하는데 짙은 황사로 목이 메케해져서…… 이 모든 걸 날려줄 공포 놀이가 생각났습니다. 바로 어릴 적 친구들이랑 재미 삼아 공책에 O, X를 그려놓고 “분신사바 오잇테 구다사이”라며 연필을 쥐고 빙글빙글 놀렸던 추억 아닌 추억이 생각난 겁니다. 정확히는 황사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기보다 안병기 감독의 ‘분신사바’(2004)를 정주행했기 때문일 겁니다.이 영화에서 서울에서 전학 온 유진이라는 학생은 일진 아이들로부터 심한 왕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4.25 09:56
-
[뉴스워치= 칼럼] 일본의 대표적 조미료는 소금(塩), 간장(醬油), 된장(みそ)입니다. 이건 일본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인스탄트 라면을 처음 만든 닛신라면(日清ラーメン)의 대표적인 맛 또한 소금, 간장, 된장 맛으로 요즘은 된장 맛 대신에 돈코츠(돼지 뼈) 맛으로 바뀌고 있는 듯합니다.일본에서는 잘생긴 남자들을 ‘이케맨(イケメン)’이라고 하는데, 일본의 젊은 여성들은 이케맨의 얼굴을 소금(塩) 얼굴, 간장(醬油) 얼굴, 소스 얼굴 등 조미료에 빗대어 분류하는 게 유행이라고 합니다. 일본인들 참 분류 좋아하죠? 어쨌든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4.18 10:56
-
[뉴스워치= 칼럼] 거리마다 공원마다 벚꽃이 만발입니다. 이상기온으로 벚꽃이 초고속으로 만발하면서 지난 주말부터 이번 주가 절정이라고 합니다. 꽃잎이 매우 얇아 바람에 쉬 떨어져, 길어봤자 일주일밖에 가지 않는 벚꽃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어서 서둘러야 할 겁니다.벚꽃 잎이 흩날리는 거리를 걷기에 어디가 좋을까요? 사는 곳이 서울과 가깝다면 여의도, 경복궁, 석촌호수 등이 좋다고 하는데 그 어디든 나가보시죠. 내년에 피는 벚꽃은 결코 올해의 벚꽃은 결코 아닐 테니까요. 나가려면 우선 도시락부터 챙겨야겠죠?도시락에 뭘 넣을까요? 우리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4.11 10:15
-
[뉴스워치= 칼럼] ‘less is more’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안드레아 델 사르토(Andrea Del Sarto, 1855)’에 등장하는 이 구절은 ‘철과 유리’로 간결함의 아름다움을 추구한 건축가 미스 반 데 로에의 건축 철학을 대변하는 말입니다. 형태는 목적이 아니라 결과라며 기능이 없는 불필요한 모든 장식을 거부한 미스의 절제된 미학은 바우하우스를 통해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사각형 평면을 여러 층으로 겹쳐 쌓아 올리고 전면 유리 벽으로 개방감을 극대화하면서 수직과 수평에 의한 기하학적 가변공간을 만들어내는 건축물은 19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4.04 09:35
-
[뉴스워치= 칼럼] 제가 유학하던 1990년대, 일본의 오에루(オーエル, OL)의 명품사랑은 유별났습니다. 일본에서는 사무실 여직원을 오피스 레이디(Office Lady), 줄여서 OL이라고 하는데, 그녀들은 명품을 사기 위해 일년치 월급을 모으고 모아 파리, 뉴욕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 현상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지금은 비행기 타고 해외로 나가는 대신 홈쇼핑으로, 백화점으로, 아울렛으로 명품을 사러 달려가지만 말이죠. 일본에서는 〈명품〉이라고 하지 않고 고급 브랜드 물건이라는 의미로 〈고큐브란도힌(高級ブラ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3.29 10:36
-
[뉴스워치= 칼럼] “학교 친구가 너는 이상한(変な, 헨나) 애라고 그랬어”라고 어린 여자아이가 할머니에게 말합니다. 할머니는 “잘됐네. 그건. 칭찬이야” 그러면서 상자 속 모양이 다른 쿠키 하나를 발견해 꺼내 보이자, 아이는 “이건 실패작인데”? “아니 이건 당첨(当たり)이야”. “이것만 형태가 다른데?”“그러니 당첨이지. 가지고 태어난 걸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바꾸면 안 돼. 그건 네가 가지고 태어난 것에 충실하다는 의미니까.”이건 일본의 유명한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의 작품으로 2018년, 일본의 국민 여동생 ‘히로세 스즈(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3.21 09:47
-
[뉴스워치= 칼럼] “좀 믿기 어렵지만 최근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간고쿠뽀이(한국스럽다, 韓国っぽい)’가 칭찬(褒め言葉)이라는데 정말인가요?”. 중학교 2학년 딸이 있다는 어느 중년 네티즌의 질문입니다. 그에 대한 답변이 “사실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좋은 의미로 「한국스럽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을 봤는데, 특히 쇼핑몰에서 옷을 보고 있을 때 그런 말을 자주 하더라고요”였습니다.또 다른 답변에는 중학교에 다니는 딸에게 K-pop 아이돌을 아느냐고 물어보니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Twice 멤버 전원의 이름을 슬슬 적어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3.14 13:01
-
[뉴스워치= 칼럼]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간 군산은 일본식 가옥과 서구식 고전주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세관, 은행 등과 같은 건축물 여러 채가 그대로 보존돼 있어 일제 강점기 군산항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했습니다. 여느 일본의 지방 도시와 다르지 않은 거리 풍광이었습니다.군산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저에게 일본식 2층 목조주택인 ‘히로쓰(広津) 가옥’을 가보셨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제가 모르는 일본의 건축양식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군산에 살던 미곡상인으로 부를 축적한 히로츠킨 사부로(広津吉三郎)가 지은 가옥의 이름이었습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3.07 17:51
-
지금 극장가에서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 등을 선보인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개봉 7일 만에 누적 관객 수 300만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이었던 ‘서울의 봄’보다 3일이나 빠른 속도라고 합니다. 특히 이 영화 주인공을 맡은 김고은 씨의 신들린 연기가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장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 ‘파묘’는 일본 장례법, 한국 장례법, 무덤문화, 무속 등에 관한 많은 고증이 필요했기에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파묘’는 어느 부호로부터 거액을 받고 수상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newswatch
2024.02.29 14:25
-
[뉴스워치= 칼럼] 올해 1월 23일부터 일본 TBS에서 방영 중인' Eye Love You (아이 러브 유)'라는 TV드라마가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사고로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머릿속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된 일본 여성이 연하의 한국인 유학생과 사랑에 빠지는 판타지 러브스토리입니다. 그래서 Eye Love You인 겁니다. 일본 민영방송의 골든타임에 한국인 배우가 주인공으로 발탁된 드라마를 내보내는 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은 영화 ‘인간 실격’(2019)의 주인공을 맡았던 '니카이도 후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2.22 09:15
-
[뉴스워치= 칼럼] 우리와 같이 음력 설을 쇠는 나라는 중국 등 12개 나라라고 합니다. 이제 음력 설도 지났으니 완전한 2024년입니다. 길거리에 한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도 없고, 귀성 러시 보도도 설 특집 방송도 예전만 못하니 설의 느낌이 좀 덜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2024년이 시작되고도 한 달하고도 열흘이 지났음에도 지인들에게 다시 새해 인사를 할 수 있어 좋고, 새해에 다짐했지만 지키지 못했던 걸 다시 다짐할 수 있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일본은 음력 설을 지내지는 않지만, 입춘(立春) 전날을 세츠분(節分)으로 지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2.15 18:32
-
[뉴스워치= 칼럼] 일본군위안부(이하 위안부) 문제가 사회적으로 드러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그녀들을 향한 거침없는 공격은 멈추질 않습니다. 지난 1월 24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 강의 중 (2019년 9월)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 취지로 발언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에게 명예훼손은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단, 위안부에게 허위진술을 하도록 정의기억연대가 교육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지만 이건 정의연에 대한 명예훼손이지 위안부에 대한 것은 아닙니다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2.08 10:01
-
[뉴스워치= 칼럼] 책상을 정리하다 재일한국인 작가, 원수일(元秀一) 씨의 ‘제주도에서 온 여인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카이노 이야기』(1987)를 발견하고는 오래전 헤어진 연인의 사진을 본 듯이 수많은 기억의 파편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었습니다. 제가 일본 유학을 위해 첫발을 디딘 곳이 지금의 이쿠노쿠(生野区)입니다.낯선 땅에 와서 당황할 저를 위해 공항까지 차를 빌려 나와주신, 팔순을 바라보는 고모할머니 댁은 ‘이카이노’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선명한데 주택가들 사이에 술집들이 있고 그것도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어 좀 낯설었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2.05 10:04
-
[뉴스워치= 칼럼] 지난 2017년 낯선 단어 하나가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바로 「손타쿠(忖度,そんたく)」입니다.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나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손타쿠」는 2017년에 「신조어, 유행어 대상(流行語大賞)」을 차지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렸다는 의미이지만, 이 말이 유행하기 전에는 매우 생소한 단어로 받아들여졌습니다.「손타쿠(忖度」 는 쉽게 말해 ‘알아서 긴다’는 건데, 고 아베 신조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스캔들’로 재조명된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1.17 14:32
-
[뉴스워치= 칼럼] 여전히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많습니다. 일본 관광객의 29%가 한국인이라고 하니 나리타공항에 내려 여기가 서울인지 도쿄인지 모르겠다는 한국인 관광객의 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것 같습니다. 전 일본에서 제일 부러운 것이 철도입니다. 굳이 자동차를 타지 않아도 웬만한 근거리 도심지에 빠르게 갈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도쿄는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도보 5분 거리에 전차(지하철)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교통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좀 오래되고 낡았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리모델링을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1.10 16:17
-
[뉴스워치= 칼럼] 일본인들의 연말연시는 소박하지만 조촐하지는 않습니다. 일본도 연말연시를 고향으로 돌아가 지내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그건 연말연시 연휴가 12월 29일부터 1월 8일까지로 꽤 길기 때문입니다. 일본인들의 새해 준비는 연말 대청소(大掃除)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맞이하는 12월 31일(오오미소카·大晦日)엔 약속이나 볼일로 외출하지 않는다면 일본사람들은 대체로 집에서 보든 어디서 보든 NHK의 홍백전을 틀어 놓습니다. 그리고 한 해가 끝나가는 자정이 다되어가면 가족끼리 혹은 혼자, 우리를 괴롭힌 수많은 번뇌를 삼키듯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4.01.05 17:58
-
[뉴스워치= 칼럼] 그리스도(chris)와 예배(massa)가 더해져 만들어진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 탄생을 축하하며 드리는 예배’라는 의미로 종교색이 매우 짙은 행사입니다. 그런데도 기독교 국가가 아닌 많은 나라가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축제로 즐기고 있습니다. 기독교 신자는 많지만 기독교 국가가 아닌 우리나라도 12월 25일을 공휴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1945년 10월에 공휴일로 제정된 것으로 보아 아마도 미 군정의 영향이 아닌가 합니다.크리스마스는 일본에서도 엄청나게 큰 축제로 비록 캐럴은 잘 들리지 않지만 12월 2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3.12.28 15:07
-
[뉴스워치= 칼럼] 매년 12월 2일이 되면 일본에서는 그해 가장 화제가 되었던 유행어나 신조어(新語·流行語 大賞)를 선정하여 수상하는 이벤트가 열립니다. 이 행사의 시행사는 ‘자유국민사(自由国民社)’라는 민간출판사이지만 ‘신조어·유행어 베스트텐’은 모든 언론사가 동시에 발표할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올해 대상은 1985년 우승 이후 38년 만에 일본 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1위에 오른 한신 타이거스(阪神タイガ‽ス)의 오카다 아키노부(岡田彰布) 감독이 만든 슬로건 ‘아레(A.R.E)’가 선정되었습니다. 한신 타이거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3.12.13 15:06
-
[뉴스워치= 칼럼] 먹을 식(食)자에 입구(口) 자의 ‘식구(食口)’는 가족을 의미하는 참 독특한 우리나라만의 표현입니다. 가족은 결혼이나 혈연관계로 맺어진 관계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 ‘식구’라는 표현은 한집에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가족이라고 너무나 명쾌하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는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에 상당한 의미부여를 한다는 뜻일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식사하셨어요?’라고 인사하고, 헤어질 때도 ‘언제 식사라도 하시죠’라는 말을 건넵니다.다른 사람과 밥을 먹는다는 건 타인을 가족의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3.12.06 12:32
-
[뉴스워치= 칼럼] 한일관계가 강제징용피해자 배상문제로 해법을 찾지 못하고 갈등으로 치닫던 2019년. 일본 문화를 분석한 고전 ‘국화와 칼(菊と刀, 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 번역본 2종이 새로이 출간됐습니다. 이 책은 미국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Ruth Benedict, 1887∼1948)가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4년 6월 미국 전쟁정보국(OWI)으로부터 일본인의 국민성에 관한 연구를 의뢰받아 작성한 책입니다.전쟁 중이라 일본에 갈 수 없었던 그녀는 미국에 거주하거나 미국 수용소에
최유경의 알쏭달쏭 일본어
뉴스워치
2023.11.30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