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동래구·수영구·해운대구, 조정대상지역 해제 이후 집값 고공행진
- 서울 중심 외지인 아파트 매입 급증…통계작성 이래 최대
- 전문가 “장기적으로 투자가치 떨어져…전매제한 후 동향 지켜봐야

부산 수영구·해운대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지난해 11월 국토부가 부산 동래구를 비롯해 수영구‧해운대구에 지정했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자 부산 수영구의 아파트 가격이 대구 수성구 아파트 가격까지 제치고 고공행진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국토부가 8월부터 지방광역시에 민간택지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 금지를 예고하면서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는 부산 부동산 시장이 또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부산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가 지난해 11월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 규제가 일정 부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부산 분양시장을 후끈 달궜던 아파트 단지는 부산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였다. 이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무려 세자릿 수인 226.45대 1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6월 부산진구 ‘가야 센트레빌'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168.82대 1)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한화건설이 지난 3월 분양한 ‘포레나 부산 덕천'도 169가구 공급에 1만4920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88.2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11월 부산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분양권 전매금지가 풀린 영향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1순위 청약 자격이 완화되고 분양권 전매제한도 6개월로 단축된다. 

분양권 양도세 중과(일괄 50%)도 기간별 일반 과세로 바뀐다. 대출 조건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에서 70%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에서 60%로 상향된다.

부산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려나면서 부동산 가격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8일 KB부동산 리브온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부산 수영구는 1563만5000원, 대구 수성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555만8000원으로 아파트 가격 격차는 7만7000원 에 그쳤다.

하지만, 부선 수영구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11월 1599만3000원에서 12월 1742만8000원으로 1달 만에 9% 가량 오르더니 올해 6월에는 1982만7000원으로 약 13.8% 뛰었다. 7개월 만에 24% 상승한 셈이다.

이에 수영구와 수성구의 아파트 가격 격차도 지난해 7만7000만원에서 올해 375만2000원으로 확대됐다.

부산 수영구가 부동산 규제에서 빗겨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아직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대구 수성구 평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 1568만1000원에서 올해 6월 1607만5000원으로 2.5% 오르는데 그쳤다. 

지방광역시 부동산 매매 거래 동향. 자료=KB리브온·경제만랩

이는 실제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소재 삼익비치 전용면적 131㎡는 지난해 6월 8억1800만원(7층)에 팔렸지만 1년 만에 17억5000만원(7층)에 거래되는 등 1년새 9억3200만원(113.9%)의 시세차익을 거둬들였다.

삼익비치 뿐만 아니라, 수영구 민락동 센텀비스타동원도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해당 아파트 전용면적 109㎡는 지난해 6월 7억원(19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6월에는 9억원(15층)에 거래되면서 1년간 2억원 올라 28.57%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대구 수성구를 상징하는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면적 143㎡는 올해 6월 17억원(19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6월 16억7000만원(19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간 3000만원 상승한 것에 불과했다.

한편, 서울 거주자 등 외지인들의 아파트 매입도 늘어나고 있다.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거주자가 부산 아파트를 사들인 것은 459가구로 지난 2011년 1~5월 786가구 이후 가장 비중이 높다. 

특히 외지인이 사들인 부산 수영구 아파트는 46가구로 한국감정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역대 최고치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부산 수영구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서울 재건축 아파트와 달리 실거주 2년 의무화 규제에도 해당되지 않아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오는 8월부터 지방광역시 내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올해 △8월 1228가구 △9월 3509가구 △10월 926가구 △11월 7622가구 △12월 1769가구 등 5개월 동안에만 총 1만5054가구가 공급될 예정인데, 이들 분양권에 대한 전매가 금지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산은 인구감소 속도가 빠른 데다 수도권 수준의 경제가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아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부동산 상승여력이 크지 않다”면서 “전매 강화 규제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부산은 2018년부더 주택 공급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올해까지 3년간 7만 가구 이상 대량 공급이 예정되어 있다”면서 “일시적으로 공급과잉에 놓인 상황인 데다 8월에 전매 규제까지 강화되면 환금성만 보고 투자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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