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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모빌리티 그룹’ 도약 빅픽처 먹구름?

기사승인 2020.02.17  10: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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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여파, 복잡해진 아시아나항공 인수셈법…‘지배구조 개편’으로 승부수
HDC그룹, ‘자금 유동성 확보’가 관건

HDC그룹으로 넘어간 국내 2위 아시아나항공이 다가오는 4월 목표로 M&A 인수합병에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아시아나 항공, [편집=김주경 기자]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정몽규 HDC 그룹 회장의 '빅픽처'가 첫 단추부터 난기류를 만났다.

정 회장의 '빅픽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그룹 구조를 건설업 뿐만 아니라 항공산업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건설·항공·물류·레저 등을 거느린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시켜 HDC그룹을 항공·물류 중심으로 재편한다 게 정 회장의 야심찬 전략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급락하는 등 대내외적인 악재를 만났다.

이 때문에 최근 정몽규 회장의 고심도 깊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정 회장이 직접 나서 인수를 추진할 정도로 애착이 크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살려낼 지에 따라 그룹 재편이라는 '빅픽처'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  

HDC 그룹은 HDC㈜을 중심으로 복잡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다음 자금 유동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아시아나 항공

아시아나항공, 대외적 불확실성 고조 영향…올 ‘1분기 실적’ 급감 예상

아시아나항공은 적자 폭이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36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 5조9538억원, 당기순손실 6727억원으로 매출도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일본 노선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지면서 여객 수요 위축으로 국내 항공업계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상반기 실적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보통 항공업계 성수기는 1분기와 3분기다. 그러나 올해는 1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데다 일본 노선마저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이기 때문에 1분기 영업 흑자를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노선 축소도 한몫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중국을 오가는 4개 노선을 중단하고 8개 노선의 운항 편수를 줄인 상황이다. 아시아나는 국내 항공사 가운데 중국 노선 매출 비중 19%(지난해 3분기 말 기준)로 가장 커 올해 1분기 경영실적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동남아 노선 운항도 대폭 줄어든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대만 타이중 노선과 태국 치앙마이노선 등을 각각 26일과 다음 달 3일부터 당분간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베트남 하노이 노선과 방콕 노선은 감편 운항한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HDC 회장, ‘위기의 아시아나’ 살릴 묘수는? 

야심차게 인수를 추진한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면서 정몽규 회장이 제시할 묘수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지배구조를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자금 유동성을 우선 확보한 이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체질 개선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앞서 HDC그룹은 지난 2018년 현대산업개발을 인적분할해 HDC현대산업개발을 신설하고, 분할 후 존속회사인 HDC㈜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그룹 계열사인 HDC아이콘트롤스도 이달 7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사인 HDC㈜ 주식 106만4130주(지분율 1.78%)를 매각했다. 매각 단가는 1주당 1만450원으로 약 111억원 수준이다.

거래 당사자는 정몽규 회장 개인 투자회사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다. HDC아이콘트롤스는 이번 거래를 통해 12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만회하게 됐다.

아울러 HDC아이콘트롤스가 보유했던 HDC현대산업개발 지분 148만6868주(지분율 3.38%)도 지주사인 HDC㈜에 모두 팔았다. 1주당 2만1800원으로 거래금액은 324억원이다.

2019년 12월 기준 HDC그룹 지배구조 현황. 자료=HDC그룹 IR자료 캡처

지주사 체제 전환→ 자금 유동성 확보, 핵심키 역할하나?

이로써 ‘HDC→HDC아이콘트롤스→HDC’에서 ‘HDC→HDC아이콘트롤스’ 구조로 전환해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됐다. 복잡했던 구조를 단순화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 일찌감치 지주사 체제를 완성했다는 것이 HDC그룹 측의 설명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 전환은 반드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겨냥했다기보다 회사 몸집을 키우기 위한 여러 의미가 함축됐다”며 “지난해 11월 정몽규 회장께서 직접 참석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기자회견에서도 수익성 개선 의지를 자신한 만큼 법이 허락하는 조건을 충족해 최고의 항공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쏟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지분율 규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과정에서 가중되는 재무부담을 낮추려는 의도가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이 같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앞서 HDC㈜는 지난해 4월 HDC아이콘트롤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순환출자 흐름이 다소 복잡하게 전개됐다.

그러다 HDC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가시화되자 지난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했다.

현대아이파크몰이 보유한 HDC신라면세점 지분을 포함해 아이서비스㈜가 가진 현대아이파크몰 지분 5.5%, 현대EP 지분 2% 등을 정리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도 공정거래법이 규정한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으로 △지분율 규제(상장 자회사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 40% 이상 보유) △부채비율 200% 이하 △금융 계열사 지배 금지 등이다. 

막바지 작업도 남아있다. 자회사의 손자회사 외 국내 계열사 지분 소유 불가 요건 충족이다. 이에 HDC아이콘트롤스는 HDC현대산업개발(3.38%), HDC영창(6.40%), 부동산114(25%) 등의 지분을 자회사 편입일로부터 2년 이내 해소해야 한다.

현재 이 작업도 어려움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지분 정리 등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진행방안은 기밀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원만하게 정리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 HDC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유동자산 4000억 조달 방안, 살펴보니...

관건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2조5000억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래에셋대우가 5000억원을 마련하고, HDC현산이 2조원을 책임져야 한다.

HDC현산은 ▲유상증자 4000억원 ▲보유현금 5000억원 ▲회사채 3000억원 ▲기타 자금조달 8000억원 등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다.

이번 유상증자는 범현대가 차원에서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범현대가는 개별 사업별로 사업성을 검토해 전략적 제휴를 꾀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곳은 현대중공업그룹(항공유), 현대백화점그룹(기내식) 등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항공 물류 등 일부 사업을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인수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는 재무부담을 견뎌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HDC는 올해 그룹 배정분 724만주 이외 추가 출자를 결정해 1007만130주(주당 1만8150원)를 취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총 출자금액은 1878억원이다.

지난 14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HDC그룹 2019년 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누적분)은 1440억원이다. 출자금액이 보유현금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자금 여력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 이는 향후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준다.

노후화된 항공기 교체도 부담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안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20년 이상 된 노후 항공기만 18대를 보유하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HDC그룹의 항공업에 진출하는 등 사세 확장을 위해 과도한 유상증자가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가 하락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거나, 최소한 그러한 실적 개선에 확신을 줄 수 있는 계획 발표 전까지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가치는 당분간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HDC현산 관계자는 “외부 차입 등 자금 부담이 일시적으로 증가해도 HDC그룹의 부채비율이 78.3%로 워낙 탄탄해 재무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은 낮다”며 “인수를 차질없이 마무리한다면 정상화 작업도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주경 기자 newswatct@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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