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잠정합의안 부결, 진로 '안갯속'...파업손실 '눈덩이'· 생산물량확보도 '요원'

르노삼성자동차가 노조의 '노사 잠정합의안' 부결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은정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노사가 11개월 만에 도출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노조 총회에서 부결, 르노삼성차의 앞날을 한치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노조는 또다시 파업을 무기로 협상을 장기화할 태세여서 노사 양측이 파국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노조 찬반투표 반대 51.8%...잠정합의안 부결

르노삼성차 노조는 21일 조합원 2219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사측과 잠정 합의한 2018년 임단협안에 대해 투표를 실시했으나 반대 51.8%로 부결시켰다.

부산공장에서는 찬성이 52.2%로 우세한 반면 영업부 쪽에서는 반대가 65.6%로 압도적이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16일 기본급 동결, 보상금 100만원, 성과 및 특별격려금 976만원, 생산격려금(PI) 50% 지급에 잠정 합의했었다.

단체협약 핵심 쟁점인 배치전환과 관련해서는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단협 문구에 반영한다'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한바 있다.

◇노조, 파업 지속 가능성...협상 장기화 우려

이번 노사 잠정합의안 부결은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집행부 사퇴 가능성도 거론된다. 때문에 새 집행부가 들어설 경우 선명성 경쟁 차원에서라도 노사 협상 장기화는 물론이고 파업 강도도 한층 세질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과거 현대자동차 파업 사태때도 노사 잠정합의안 부결로 노사 모두 이 같은 홍역을 치른 사례가 심심찮게 나오곤 했다.

실제로 현대차 노조는 지난 2017년 노사 잠정합의안을 찬반투표를 통해 부결 시킨 뒤 강도 높은 추가 파업을 벌였고 결국 최종 타결까지는 해를 넘겨야 했다.

문제는 노사양측이 얼마나 협상 타결 의지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잠정합의안이 나오기까지 11개월이 소요됐다는 점은 양측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거의 다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양측의 진전된 안에 기대기 보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노사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파업손실 4000억원...신차 'XM3' 물량 배정도 요원

르노삼성차는 노조의 11개월간에 걸친 총 62차례 부분파업으로 막대한 생산손실을 입고 있다. 사측이 추산한 누적 파업 손실액은 2800억원 수준이며 협력사까지 합하면 4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번 잠정합의안 부결로 노조 파업이 또다시 재연될 우려가 높다. 게다가 부산공장의 생산물량 확보도 여의치않은 상태여서 자칫 존폐 기로에 놓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르노삼성 내수 판매량은 617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줄었다.

수출 물량도 지난달 754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3.4% 줄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1% 감소한 6만1538대에 그쳤다.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던 닛산 로그 위탁 생산도 오는 12월 종료 예정이나 후속 물량이 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부산공장은 지난해까지 매년 10만대 이상씩 닛산 로그를 생산했다.

회사는 내년에 출시하는 신차 'XM3' 물량 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이 생산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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