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도형 기자] 11조원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이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그 한계를 여지없이 보여줬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경 처리를 목놓아 외치면서도 실제로 자당 소속 의원들 26명이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원내지도부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뜨겁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야당들이 몽니를 부린다면서 추경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이 야당 탓이라고 계속해서 주장해왔다. 하지만 정작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날에 자당 소속 의원들 26명이 불참하면서 집권여당으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급기야 추미애 대표는 24일 이 문제에 대해 사과를 해야 했다. 그만큼 여론이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일부 지지층은 불참한 이들에게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로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역시 이번 추경 처리 과정에서 제대로 된 전략을 구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추경 처리 과정에서 무조건 반대만 외쳤지 실질적으로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해오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 추경안 처리에 손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제1야당이라고 하지만 제1야당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손을 잡고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의 권위를 완전히 실추하게 된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앞으로 원내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특히 지금처럼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정우택 원내대표가 원내전략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이번 추경안 처리를 놓고 위상이 높아졌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다당제에서 소수정당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세상에 알리게 됐다.

앞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그 몸값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에게 더욱 구애를 할 것이고,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에게 더욱 구애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거대 양당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갖춘 상태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박쥐 소리를 들으면서 두 진영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줄타기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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