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생산 1.2%↓·투자 5.9%↓모두 ‘감소’…소비 4.6%↑
- 재고율 21년 9개월만 최고치…전산업 생산도 5달 연속 감소

사진=연합뉴스 CG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지난 5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제조업 재고율은 수출 급감으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후 21년 9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생산한 제품이 팔리지 않아 공장에 재고가 쌓여서 생산을 줄이고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는 전형적인 경기 불황기의 모습이 연출되는 모습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3.6%로 전월에 비해 4.6%포인트 내렸다. 이는 2009년 1월(62.8%) 이후 11년 4개월만의 최저치이며,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역대 6번째 낮은 수치다.

코로나19가 없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13.7%포인트 하락했다.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로 수출이 타격을 입고 수주가 줄어 정상적인 공장 가동 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반도체(14.9%P), 기타운송장비(1.3%P) 등에서 지난달보다 상승했지만. 자동차(-21.8%P)와 기계장비(-12.6%P) 등 전통적인 주력산업에서 크게 하락했다.

이같이 가동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광공업 생산은 광업과 제조업 및 전기·가스업이 모두 축소돼 전월대비 6.7%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10.8%)와 기타운송장비(3.1%) 등은 늘어난 반면 자동차(-21.4%), 기계장비(-12.9%) 등의 위축으로 전월 대비 6.9% 줄었다. 

5월 산업활동 동향. 자료=통계청

이에 전(全)산업군 생산도 서비스업 생산 증가(2.3%)에도 불구하고 광공업과 건설업에서 생산이 줄어 1.2% 뒷걸음질 쳤다. 

5달 연속 감소한 수치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와 숙박·음식점, 협회·수리·개인 등이 늘어 전월 대비 2.3% 늘었다. 제조업 타격을 서비스업 회복세가 방어해주는 양상이다.

물건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아 제조업 가동률 하락과 생산 감소로 반영됐다. 재고가 쌓이자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고 기존 재고로 판매를 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5월 제조업재고율(128.6%)은 전월 대비 8.6%P 올랐다. 이는 IMF 외환위기였던 1999년 1월 이후 2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 재고율은 100 이상이면 재고 과잉에 해당돼 경기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제조업재고는 보합세를 보였다. 반도체(11.3%), 1차금속(2.8%) 등에서 증가했지만 석유정제(-10.5%), 기계장비(-4.9%), 자동차(-2.0%)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생산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재고 판매로 자동차 등의 내수·수출 출하가 늘었다.

제조업 출하(90.0)는 반도체(2.7%), 통신·방송장비(10.4%) 등에서 증가했지만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이 줄어 전월 대비 6.6% 고꾸라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한 지난 4월(-7.8%)과 하락폭이 비슷한 수준이며, 2010년 3월(89.3)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저다.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를 월별로 보면 출하의 감소폭은 전월 대비 확대(-4.4%→-10.5%)됐지만 재고 증가폭(2.9%→2.7%)은 줄어든 모습이다. 생산을 멈추고 떨이 등 재고판매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재고 출하 상황을 놓고 보면 생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서 경기 반등 시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긴급재난지원금 CG 사진=연합뉴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2.3%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과 3월은 감소폭이 컸으나 4월(0.5%) 다시 반등해 상승세로 전환했으며, 5월 초 생활방역으로 전환한 영향으로 5월에 증가폭이 커졌다. 

다만 여행업, 항공업, 운수업 등의 업종은 여전히 타격이 큰 관계로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반등하진 못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14.4%), 예술·스포츠·여가(10.0%), 협회·수리·개인(9.5%), 도소매(3.7%), 운수·창고(1.5%), 교육(1.5%) 등 모든 업종에서 늘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4.6% 증가하며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반영됐으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7.6%), 의복 등 준내구재(10.9%),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0.7%) 판매가 증가세를 보였다.

업태별로 보면 대형마트(-10.6%), 면세점(-0.5%)은 줄었지만 전문소매점(10.5%), 승용차·연료소매점(7.7%), 무점포소매(4.9%), 백화점(4.4%), 슈퍼마켓·잡화점(2.2%), 편의점(3.7%)은 증가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업태별로 보면 가구나 안경 같은 전문소매점 판매가 크게 늘어난 점 등이 다른 시기에 비해 재난지원금 효과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재난지원금 효과를 부정하기 어려우나 앞으로 그 효과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6.5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0.8P 하락했으며,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월(96.5) 이후 21개월 4개월만에 최저치다.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P 하락한 98.9에 머물렀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 다시 코로나19 재확산되고 있어 추이를 예측하기 어려워서다.

안 심의관은 “국내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점차 축소되면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4월부터 해외에서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수출 급감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생산 등에 부정적인 요인이 반영되고 있다”며 “제조업 생산 부진을 서비스업 생산으로 일부 만회하고 있지만, 여행·항공·운수 등의 부문에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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