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좌), 한진그룹 본사 전경(우). 사진=대한항공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항공사업에 주력하되 이익이 안 나는 사업은 과감하게 버리겠다고 언급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12월께 예정된 한진그룹 인사에 이같은 기조가 실제로 반영될지 여부를 놓고 재계 안팎의 관심이 주목된다.

이번 인사는 故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조원태 회장이 그룹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이뤄지는 만큼 '조원태 식(式)‘ 스타일을 고스란히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12월 초 또는 늦어도 중반께는 정기임원 인사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이 그동안 매년 연말∼연초에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에 상당한 물갈이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조양호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 등이 불거진 데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경영권 흔들기에 나서는 등 위험 리스크가 산적해 그룹과 계열사 모두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인사를 건너뛰었다.

이럼 점들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는 조 회장이 취임 이후 발표하는 첫 정기 인사여서 임직원들의 김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번 인사는 지난해 3월 소폭 임원 승진 인사 이후 2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에 앞으로 그려갈 한진그룹 청사진을 인사에 반영 해 수장으로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인사는 조직개편도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조원태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특파원 기자간담회에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위주의 항공산업에 주력할 예정이며, 이익이 안 나는 사업은 과감하게 버릴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구조조정 가능성도 시사했기 때문.

조 회장은 향후 그룹을 이끌 방안을 묻는 질문에 “항공운송 관련 사업 이외에는 관심없다”며 “대한항공이 핵심이고 이를 뒷받침할 사업 외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무구조 개선 비용 절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항공업계 전반에서 업황 개선이 시급한 만큼 칼바람 인사와 과감한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아울러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이번만큼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긴장하는 눈치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계는 경영리스크를 포함해 대외적으로 불확실성 이슈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어 그룹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며 “조 회장으로선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절실한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바로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동생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본격적인 경영에 나설 지에 대한 여부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 회항’ 사태로 퇴진하기 전까지 3남매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경영에 참여해왔다. 

그러나 사건이 터지며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와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그룹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조용히 복귀했으나 동생 조현민 전 전무의 사건이 터지면서 직책을 관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조현민 전 전무도 지난해 5월 물컵 갑질 사태 이후 경영일선에서 잠시 퇴진했다가 올 7월에 다시 한진칼 전무로 등판한 만큼 조 전 부사장도 조만간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앞서 조원태 회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세 명 모두 자기가 맡은 분야에 충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점도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번에 어떤 형태로든 복귀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경영에 전면 참여할지 여부는 시기를 봐서 조심스럽게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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