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뉴스워치=사설]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가 한국기업들의 신용등급 위험성에 대해 재차 '적색경보'를 날렸다.  

무디스(Moodys)는 최근 한국 기업의 신용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심각성이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다고 지적한 것이다.

무디스가 26일 내놓은 ‘2020 아시아 비금융 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 신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32%에 달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말 조사 때(3%)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무디스가 조사한 아시아 주요국(일본 제외)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인도네시아는 20%의 부정 전망을, 중국은 가장 낮은 11%의 부정 전망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한국에 대한 부정전망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 밖에도 보고서는 한국 기업의 부정적 요소로 △G20 대비 저조한 경제성장률로 인한 수익성 저하 △무역분쟁으로 인한 IT 및 화학 등 수출업종 업황 악화 △ 일부 기업의 공격적 투자 △국내 저금리 기조 등의 이유를 꼽았다.

이같은 무디스의 경고는 최근 한국 기업들의 상황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우선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기업들의 올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암울하기 짝이 없다. 1년 내내 실적이 내리막이다. 

26일 한국은행의 '2019년 10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10.97로 전월대비 15.5%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부터 11개월 연속 내려간 것으로 작년 10월 역대 최고치(131.38)를 기록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탓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세 지속에다 국제유가까지 떨어져 수출 하락을 부채질했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의 수출금액지수(-24.4%)는 6개월 연속 20%대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집적회로의 수출금액은 29.6%나 떨어졌다. 분기말 갱신된 D램의 수출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수출물량도 지난달까지 6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수출물량은 작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5월(-3.3%) 이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기록이다.

수출물량 등락률은 4월(2.2%)을 빼고 지난해 12월(-1.3%) 이후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10월은 액정표시장치(LCD) 수출이 줄면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3.4%)의 수출물량 감소세가 지속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7.4%)의 감소도 두드러졌다.

수출물량에 달러 기준 수출물가를 곱해 지수화한 수출금액지수는 15.5% 하락해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출 물량과 단가 모두 감소한 탓이다.

이대로 가다간 기업들이 버티기 힘들다. 수출실적 하락은 기업들에겐 직격탄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내수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도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어려움에 봉착한 기업들에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무디스의 경고를 예사롭게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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