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사업재편, 글로벌 신성장동력 창출 '연착륙'

구광모 LG 회장 (사진=(주)LG)

[뉴스워치=이우탁 기자]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취임 13개월차를 지나며 새로운 LG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구 회장 취임 당시 재계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조용한 행보를 보이면서도 그룹의 사업재편과 글로벌 신성장동력 창출에 올인, 국내 굴지의 그룹 총수로서의 면모를 다져나갔다. 

지난 과정들을 돌이켜보면 구광모 호의 본격적인 항해는 이제부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면돌파'...한치의 어긋남과 잡음 없이 첫발을 내딛다

2004년 LG 총수일가의 장남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됐던 구광모 회장은 LG 총수일가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40대 초반에 그룹 총수에 올랐다. 이후 지난 1년여 과정은 원칙을 지키고 초석을 다지는 길이었다. LG '구광모 號 체제'의 안정된 사업기반을 구축하는데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작년 11월초 고 구본무 회장이 보유했던 (주)LG주식 11.3%(1945만8169주) 가운데 8.8%(1512만2169주)를 상속받았다. 전체 상속세를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5년 동안 나누어 납부하기로 하고 11월 29일 전체 상속세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1536억원을 1차 상속분으로 납부했다. 당시 국내 역대 상속세 가운데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구 회장의 LG 주식 상속세 처리는 관련 법규에 따라 투명하고 성실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보유지분처리의 경우 작년 12월21일 고 구본무 회장과 LG 총수일가가 보유한 ㈜LG 종합물류 계열사 판토스 특수관계인 지분 19.9% 전량을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했다. 1차 상속세도 납부했다. 또한 고 구본무 전 회장의 LG CNS 지분 1.12%(보통주 97만2600주) 역시 구 회장에게 전부 상속됐다.

이어 올 2월 ㈜LG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자회사 서브원(소모성 자재구매대행 MRO사업부) 지분 60%가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이어 6월11일 ㈜LG는 구 회장 등 총수 일가가 보유(지분85%) 중인 LG CNS의 지분 37.3%를 매각하기 위해 매각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했다.

행정 절차상으로는 지난 5월 15일 구 회장이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됨으로써 경영승계에 공식적인 방점을 찍게 된다.

이처럼 구 회장이 지난해 지주사 ㈜LG 대표에 취임하면서 4세 경영의 닻을 올린 이후 진행된 상속세 납부, 보유지분 매각·조정 등은 투명하고 빈틈없이 진행됐다.

◇사업개편...더 멀리 가기 위해 힘을 모으다 

구광모 회장은 사업부문들을 신속정확하게 재편하고 있다. 진행중인 재편은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패권을 둘러싼 새판짜기에 경쟁당사자들의 바쁜 질주가 전방위적으로 더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분야에 걸친 중국의 가파른 추격과 추월, 일본의 전략적 견제 등이 사업재편과 승부처 투자를 불가역적으로 만들고 있다.

대내외적인 난관속에서도 내실을 다지며, 미래 성장사업에 승부를 걸겠다는 사업전략은 돋보인다. 특히 구광모 체제의 전략·재무책임자들이 보여주는 깔끔하고 정확한 프로세스는 압권이다.

지난 2월 LG전자는 LG화학, ㈜LG 등과 함께 출자한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 청산키로 했다. 이어 3월에 LG전자 수처리 자회사 하이엔텍 및 엘지히타치솔루션 매각을 추진하기고 하고 지난 7월24일 매각안이 확정됐다. 두 회사를 매각하며 수처리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또 지난 3월 LG화학은 LCD용 편광판과 유리기판 사업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어 4월 LG디스플레이도 일반 조명용 OLED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게다가 LG전자가 스마트폰 평택 공장을 베트남 북부 하이퐁 공장으로의 이전에 속도를 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5월 전자결제대행(PG)사업부 매각추진에 나섰다. LG이노텍 고밀도다층기판(HDI) 사업과 LG화학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도 매각 검토 중이다. 이처럼 매각철수의 대상과 시기는 정확했고 실행은 신속하고 신중했다. 연이어 개편진행·검토·실행 역시 마찬가지 양상으로 성공적일 전망이다.

한편,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에 만든 투자회사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미국 자율주행 SW기업 라이드셀,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메이모빌리티, 바이오 기술 스타트업 리고스 등 3곳에 투자했다.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시장선점을 위해 CJ헬로 지분 50%를 인수했고, LG화학은 미국 듀폰으로부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기술을 인수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중국에 밀리고 있는 저가용 LCD패널 대신 고부가가치 OLED 대한 지속적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사업체제를 전환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를 인수했고, 지난해 7월엔 국내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의 지분 30%을 인수했다. 이어 LG화학도 지난해 9월 자동차용 접착제 전문업체 미국 유니실사를 인수하면서 전장사업 강화에 힘을 실었다. 이렇듯 전장사업과 로봇·인공지능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업강화 및 추가 M&A를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LG의 사업개편은 내실을 다지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사업프로세스와 효율성·모듈화라는 기준에서 새로운 LG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유기적인 경쟁력을 배가시키는데도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더 멀리 가기 위해 힘을 키우다-인재양성·집단지성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컨퍼런스'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초청 인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그룹)

연구개발 인력이 집결하고 힘을 키우게 될 LG사이언스파크는 LG의 미래다.

LG사이언스파크는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모여 산업간 융합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LG 미래의 본산이다.

축구장 24개 크기인 이곳에는 20개 연구동이 있는데, 현재 LG 8개 계열사 연구인력 1만7000여명이 불을 밝히고 있다. 2020년까지 2만2000명 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주력 사업분야 뿐만 아니라 4차 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빅데이터·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분야 등의 기술이 육성되고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성공적인 출발을 한 구광모 號의 현재와 미래는 LG만의 인재양성과 집단지성 활용, 사업개편 성공여부에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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