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1조1천억 FPSO 수주...현대삼호重, 싱가폴 컨테이너 크레인 따내

국내 조선업이 1분기 실적 악화 사태를 맞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22일 1조1,000억원 규모의 FPSO 수주 사실을 공개했다. 사진은 거제 삼성중공업 전경. (연합뉴스)

[뉴스워치=김은정 기자] 국내 조선업의 봄은 올 것인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한국 조선업체들의 올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나는 등 또 다시 수주가뭄 사태를 보이고 있다. 회생 가도 없이 이대로 조선 산업 전체가 침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중공업을 필두로 올 첫 대형급 수주소식이 전해지며 실적 악화속에 반등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3사의 올해 1분기 신규 수주액은 약 40억달러(4조5480억원)로 1년 전(64억달러)에 비해 38% 감소했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12억달러에서 올해 1분기 13억달러로 8%가량 늘었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주액이 16억달러로 전년 30억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도 실적이 악화됐다. 1분기 수주액은 11억달러로 지난해 22억의 절반으로 줄었다. 목표 달성율은 13.1%(83.7억 중 11.0억)다.

삼성중공업, 첫 한국형 LNG선 인도. (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속에 조선업계에 서서히 낭보도 날아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아시아 지역 선사와 1조1,000억원 규모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1기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지난해 회사 매출의 21%에 해당하며 2022년 3월까지 거제 조선소에서 건조한 뒤 해상 유전으로 출항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의 올 첫 수주일뿐만 아니라 지난 2년 동안을 통틀어서도 첫 수주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만큼 유동성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수주 성공을 통해 재도약의 기회를 잡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는 국제 유가가 70달러를 넘어서며 그동안 연기된 프로젝트들의 입찰이 연이어 재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올해 입찰 결과 발표가 유력한 프로젝트는 총 5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마르잔 유전개발 프로젝트 사업 규모가 약 70억달러로 가장 크다. 

이 밖에 베트남 블록B 플랫폼 프로젝트, 캐나다 키스파 프로젝트, 호주 바로사 프로젝트, 나이지리아 봉가 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 등 건당 10~15억달러 규모의 사업 입찰 결과가 연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삼호중공업도 싱가포르가 추진하고 있는 투아스 신항만 건설에 필요한 초대형 컨테이너 크레인의 첫 입찰을 따냈다.

현대삼호중공업과 싱가포르 PSA사는 최근 컨테이너 크레인4기의 수주계약을 확정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번 공사는 현대삼호중공업이 설계와 구매, 제작·설치·운송·현장 시운전 등 모든 공사를 일괄 맡아 진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오는 2022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앞으로 같은 사양의 컨테이너 크레인4기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 실적악화는 선가인상 기조에 따른 관망세가 이어지며 전 세계 선박 발주물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며 "유가 인상 시기와 맞물려 서서히 선박 발주가 늘어나면 한국 조선업체들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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