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도로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입안에는 고등어 회가 '쏙'

▲ 통영 욕지도 파시 표시판. 과거 일제강점기 때 이곳의 어족자원이 풍부해서 일본 어부들이 어업을 하면서 파시가 발달했다고 한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경남 통영에서 남서쪽으로 배를 타고 30km 달리다보면 커다란 섬을 만난다. 그 섬의 이름은 욕지도(欲知島).

통영 여객선터미널과 욕지항을 오가는 정기여객선.

욕지면 관할 39개 도서 중 가장 큰 면적은 12.73㎢를 자랑하고, 해안선 길이는 31.5km다.

통영 욕지도 해안도로. 차량의 통행이 한산하면서 도보 여행객들이 걷기에 좋다.

옛날에는 녹도(鹿島)라고 불렀는데 수목이 울창하고 온갖 약초가 뒤엉킨 골짜기마다 사슴들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욕지도의 한가한 항구 모습.

이후 욕지항 안에 작은 섬이 거북이 모양으로 목욕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 욕지(浴地)라 했다는 설이 있다.

욕지도 해안도로 모습. 저 멀리 이름모를 섬이 보인다.

이 섬은 천황봉(392m)의 최고봉이 있고, 해안을 따라서는 곳곳에 험준한 벼랑이 이뤄져 있다.

욕지도 섬 곳곳에는 촌락이 형성돼 있다.

천황봉의 산기슭에서는 예로부터 마을 사람들이 천황산신제를 지낸다. 해안은 굴곡이 심하며, 북동해안 중앙에는 깊숙한 만이 발달하고 있어 욕지항으로 이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해안은 암석해안으로 이뤄져 있다.

흡사 올림픽 오륜기를 생각나게 만드는 양식장. 이 양식장에는 참치 혹은 고등어 양식을 주로 한다.

욕지도는 해안도로가 워낙 잘 발달돼 있어 버스를 타고 일주를 할 수 있고, 걸어서도 일주를 할 수 있다. 차량이 워낙 다니지 않는 한적한 도로이기 때문에 도보 여행객들이 좋아하는 코스 중 하나다.

욕지도 건너 편 이름모를 섬의 산에 구름모자가 덧씌워졌다.

특히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기 때문에 미음완보(微吟緩步) 하는 도보객들이 사랑하는 길이기도 했다.

욕지도 해안도로 한쪽에 있는 정자가 바다와 어우러져있다.

2009년 기준으로 인구는 1694명(남 889명, 여 805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세대수는 866세대다.

주로 농업과 어업을 겸하고 있는데 가장 유명한 특산물이 고구마다. 그 이유는 해안절벽이 발달되면서 고구마 재배에 적합한 환경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같이 고구마가 잘 재배가 되면서 ‘빼떼기죽’이 유명하다. 빼떼기죽은 빼떼기죽은 생으로 말린 고구마에 팥, 강낭콩, 차조, 찹쌀가루, 설탕 등을 넣어 만든 죽이다.

통영 욕지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고등어회.

하지만 통영 욕지도에 가면 ‘고등어회’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 고등어는 잡히자마자 죽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그런데 통영 욕지도에는 고등어 양식장이 발달되면서 고등어회를 현지에서 먹을 수 있다.

갓 잡아서 회를 뜬 고등어회를 한번 맛본 관광객들이라면 통영 욕지도를 해마다 찾을 수밖에 없다. 이는 서울 등에서 먹는 고등어회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휴식과 힐링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통영 욕지도를 권해볼 만하다. 다만 빼어난 경관에 먹을 것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욕지도에 가면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행복한 고민이라 지친 일상의 피로를 풀기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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