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고민 중...삼성전자, 반도체 시장 선제적 대응 모색

▲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딜라이트 전시장./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우리 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반도체’가 내년에는 세계 반도체 시장이 악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 역시 빨간 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올해 수출 흑자를 달성한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건설이나 자동차 등의 산업이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반도체는 나홀로 호황을 누리면서 승승장구를 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들려오는 내년도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은 정점을 찍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비관적인 내용 뿐이다. 더 이상 시장이 확장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내년도 반도체 경기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내년도 반도체 관련된 회의를 여는 등 반도체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의 버팀목 반도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ICT)수출이 11월 현재 올해 누적 204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ICT수지도 85억3000만달러로 흑자다.

반도체는 수요가 지속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증가한 107억9000만달러로 7개월 연속 100억달러대 수출을 이뤘다. 그 중 메모리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메모리MCP)는 80억5000만달러, 시스템반도체는 21억7000만달러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8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00조1978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 분기보다 0.6% 증가했다.

업종별로 제조업은 2.3%로 작년 3분기(2.7%) 이래 1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반도체 등 전기 및 전자기기가 9.0% 성장했다.

곳곳에서 울리는 경고음

하지만 반도체 관련해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ICT 수출액은 182억9000만달러, 수입액은 97억6000만달러, 무역수지는 85억3000만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문제는 수출 증가율이 지난 7월 30.2%에서 11월 10.6%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여파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런데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메모리 제품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전세계 반도체 설비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발간한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장비 지출액이 총 557억8000만덜러로 올해보다 7.8% 감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120억8700만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올해보다 34.7% 적은 규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조업 활력 회복과 혁신’이라는 주제로 2019년도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도 반도체 위기론 거론

이와 더불어 정부도 반도체 위기론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 받는 자리에서 “반도체 등에 편중된 산업 구조는 우리 경제의 안정성과 미래 먹거리 부재라는 우려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반도체에 집중된 현 경제 구조에서 반도체가 무너지게 되면 우리 경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경고의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성윤모 산자부 장관은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앞으로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는 것이다”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는 후발국과의 초격차 유지를 위해 기업들이 대규모 선제투자를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이후 반도체 호황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지만 앞으로 3~4년 후 또는 5년 후를 내다보면 걱정이 앞선다”고 조언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 위기감 속 글로벌 전략회의 열어

이처럼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삼성전자는 지난 17일부터 글로벌 전략 회의를 열어 내년도 경영전략 방향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오는 20일까지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19일까지는 가전(CE), ITㆍ모바일(IM) 등 세트 부문에 대한 회의가 진행되고, 동시에 20일까지는 반도체(DS) 등 부품 관련 회의가 열린다.

이번 전략회의에서는 반도체·TV·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의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대응하는 ‘차세대 초격차’ 전략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는 국내 핵심 사업부의 임원들은 물론 전세계 주요 법인장, 개발 부문 책임자 등이 참석을 앞두고 있어 삼성전자로서는 위기를 돌파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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