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면접에 아버지 후한 점수 등 기가 막혀...노조 “윤종규·김정태 구속기소하라”

▲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은행 채용 비리와 관련해서 검찰이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17일 전국 6개 시중은행 채용비리를 수사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은행권 채용비리 논란은 증폭됐고,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하나금융 사장 시절 채용 청탁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퇴를 했다.

이후 시민단체들의 공분을 사면서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 논란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이에 검찰이 수사를 해왔고 이날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KEB하나금융그룹 회장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채용비리 사례 들여다보니 ‘기가 막히네’

KB금융지주는 윤종규 회장이 불기소 됐지만 총 5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15년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남성합격자 비율을 높일 목적으로 남성지원자 113명의 서류전형 평가 점수를 높이고 여성지원자 112명의 점수를 낮춘 혐의를 갖고 있다.

KEB하나금융그룹은 김정태 회장이 역시 불기소됐지만 2명이 구속기소됐고, 함영주 은행장을 포함한 5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함 행장은 2015-2016년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남녀 합격 비율을 인쥐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불합격자를 합격시킨 혐의를 갖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광구 전 은행장을 포함한 6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이 전 은행장은 2015년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조카 등 5명이 불합격자였지만 합격시킨 혐의를 갖고 있다. 또한 2016년 신입행원 채용과 2017년 대졸 공채 과정에서 은행간부 등의 자녀를 부정합격시킨 혐의다.

BNK금융은 성세환 전 회장 등 7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성 전 은행장은 2012년 11월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부산시 세정담당관 아들 채용청탁을 받고 시험점수를 조작한 혐의가 있고, 이 은행 경영지원본부장은 조문환 전 새누리당 의원의 딸 채용 부탁을 받고 시험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 은행은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을 포함해 8명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전 은행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총 7차례에 거쳐 시험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은 전 부행장 2명을 포함한 4명이 기소됐는데 양모 부행장은 신입행원에 지원한 자신의 딸 면접에 직접 참여해 고득점을 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권 노조, “최종 책임자는 그대로 두고”

이에 대해 금융권 노조는 기업 CEO에게 면죄부를 준 수사라면서 반발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최종 책임자들을 그대로 두고 꼬리 자르기에 면죄부를 준 부실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는 윤종규 회장과 김정태 회장을 구속 기소를 해야 했는데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노동조합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범죄 정황은 너무나도 명백했다”면서 수사가 철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KB국민은행지부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참담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채용비리의 정점인 윤종규 회장이 기소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 또한 황당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은 다시 한번 윤종규 회장의 퇴진을 촉구한다. 팀장이 구속되고, 부장, 본부장, 부행장 등 HR라인이 줄줄이 구속, 기소되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진이 자진 사퇴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KB의 조직문화는 완전히 붕괴되고 말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