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청와대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7~28일 이틀간 경제인들과 만남을 가진다. 통상적으로 기업인들과 대통령의 만남은 하루에 오찬 형식인데 반해 이틀 동안 기업인들을 나눠서 만난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상당히 다른 만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3일 “문 대통령이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더불어 잘사는 경제, 사람중심 경제 등 새 정부 경제철학을 기업인들과 공유하고, 일자리 창출 및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 상호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참석 대상 기업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 오뚜기 등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함께 한다.

한 가지 눈에 띈 기업은 바로 오뚜기다. 다른 기업은 대기업 중에서도 초대기업인 반면 오뚜기는 중견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뚜기가 낀 것은 그동안 오뚜기가 비정규직 비율을 낮추려고 노력을 해왔던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이번 만남이 어떤 성격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뚜기가 만찬에 초대됐다는 것은 다른 대기업들에게 상생을 요구하는 일종의 압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기업들에게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 전환을 요구해왔다. 아울러 최근 들어서는 법인세 인상 등을 고려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상생과 더불어 법인세 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런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 창출 및 상생협력은 그야말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배석한다. 두 사람 모두 재벌 저격수라는 점에서 기업들로서는 상당히 부담된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민주주의’를 6.10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꺼내들었다. 6.10 민주화운동이 정치 민주주의를 실현시킨 운동이었다면 앞으로는 경제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은 개혁의 대상이 돼야 한다. 이번 만찬에서도 ‘개혁의 대상이 되는 기업’과 ‘상생협력을 잘해온 기업’으로 나뉜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기업 입장에서 본다면 중소기업들과의 공정한 거래 시스템,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등을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아무래도 청와대 만찬에서 이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청와대는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설명을 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목구멍으로 음식이 제대로 넘어갈지 모르는 그런 상황이다. 그야말로 이틀 간의 만찬은 부담스런 만찬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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